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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가치매거진] 국민연금공단 사회적가치실현단 사회적가치기획부 김해성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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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9-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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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 게시글은 2019년 발간한 [공유가치매거진]에서​ 발췌한 내용을 요약정리한 내용입니다.   

 

조직 내 CSV 추진, 무엇이 난관인가

 

비즈니스에 사회적 가치를 연계하려는 움직임은 태동기를 지나 성장기로 도약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CSV 사례가 글로벌 포럼에서 언급되고,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 '사회적가치' 배점은 급증했다. 그러나 CSV의 무서운 확장세, 그 이면에는 관련 실무자들의 고민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사업은 현실이다. 선한 의도만으론 부족하다. 에디터가 만난 3인의 CSV 실무자들은 지금껏 부딪혀 온 벽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에서의 CSV사업 추진, 무엇이 난관이고 딜레마인지, 그럼에도 그들이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 속사정을 들어보자.

  

 

[현장을 가다

국민연금공단 사회적가치실현단 사회적가치기획부 김해성 과장

 

 

 

현재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시나요.

국민연금공단 사회적가치실현단에서 사회적가치 전략과 인권경영, 동반성장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CSV사업도 소개 부탁드릴게요.

이전에는 프로젝트 사업 위주로 진행했다면, 현재는 사회적 가치와 공단의 핵심 전략을 연계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역량을 가진 사업 분야에서 어떻게 사회적 가치와 ‘CSV형 사회공헌을 연계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추진하는 업무를 하고 있어요.

 

저희 공단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연금가입자와 연금수급자를 확충하는 것입니다. 연금 수급자가 되실 수 있는 분들 중에서 개인 사정으로 안타깝게도 연금을 못 타시고 일시금으로 받아 가는 분들이 계세요. 연금을 받을 수 있는 120개월 납부 기간 중 불과 4-5개월을 남겨두고, 사정이 어려워 납부를 못 하시는 거예요. 이런 분들을 위해 저소득 가입자 연금보험료 대부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일회성 보험료 지원 사업이었지만, 지속가능한 CSV사업으로 연계하고자 대부사업으로 전환했습니다. 수혜자분들이 연금수급권을 얻게 되면 대출금을 상환하고, 상환된 재원으로 다른 분들의 연금보험료를 대부하는 식으로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것입니다.

본업과 큰 연계는 없지만, ‘CSV형 사회공헌사업으로 카페 36.5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단의 역할 중 하나가 저소득 가입자들이 연금 제도 안에서 안정적으로 수혜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 사옥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사옥의 일부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해 카페를 설립함으로써 취약계층 분들이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취약계층 분들은 카페에서 일하며 얻는 소득으로 연금보험료를 낼 수 있고, 또 공단 직원들은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마시며 선순환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사회보험이라는 본업과 공유가치를 연계하는 과정이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CSV가 원칙적으로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자는 개념인데, 저희 국민연금공단은 실질적으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업무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경제적 가치를 본업적 가치로 확대 해석해 공단의 핵심 사업인 연금 가입자 확충사업과 사회적 가치를 연계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예산 확보가 어렵습니다. 저희는 수익 사업을 하는 공기업이 아니라 행정업무를 위탁받아서 하는 준정부기관이거든요. 국민 세금으로 예산이 편성되다 보니까 관련 정부 부처에서 엄격하게 통제를 합니다. 동반성장이나 CSV형 사회공헌 사업은 저희 공단의 목적 사업이 아니다 보니 편성된 예산에서 추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공단 사업으로 자체적인 수익이 발생해도 CSV사업 추진에 쓰기가 어렵습니다. 저희가 기금 운용사업 중 하나로 부동산 임대 사업을 합니다. 이 사업을 통해 잡수익이 발생해도 기금 자체의 특수성 때문에 CSV사업에 쓸 수 없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은 급여책임준비금으로 나중에 국민에게 연금으로 지급되어야 하므로 기금에 전출시켜야 합니다. 아무리 사회적 가치와 동반성장을 위한 것일지라도 저희가 10원 한 장 쓸 수 있는 여윳돈이 없는 거죠. 저희 같은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에서 본래의 목적 사업이 아닌 CSV사업을 위해 별도로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꽤나 어렵습니다.

 

 

준정부기관이다 보니 대외적인 어려움이 많으신 것 같아요. 평가에 관한 어려움도 겪으신다고요.

그렇습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사회적 가치 부문을 평가하는 기준으로는 크게 5가지 지표가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균등한 기회와 사회통합안전 및 환경상생 협력윤리인권경영 입니다. 그런데 저희 공단은 일자리 창출,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분야가 특히 어렵습니다. 위탁을 줄 수 있는 업무가 아닌, 직원들이 직접 연금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지급 결정을 하는 대민 업무를 위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고용 효과를 크게 낼 수 없습니다. 이렇듯 저희가 따라가기 어려운 평가 기준이 공표되어 있어 내부적인 어려움으로도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대외적으로 다른 기관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 실무자든 내부 구성원이든 힘이 빠지거든요. 열심히 해도 인정받지 못하니, 우리가 꼭 이 사업을 해야 하는지 의문을 갖게 되고요.

 

이런 부분을 완충시키는 게 제가 소속한 사회적가치실현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관련 실무자로서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저희 공단이 다른 기업들처럼 대규모 사업을 발주해서 큰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진 못하지만, 국민의 안정적 노후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공공기관 간담회에서도 대통령께서 공공기관의 공공성 강화가 바로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 공단의 설립목표이자 경영목표는 많은 국민들이 연금제도의 품으로 들어오셔서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실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당장은 눈앞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삶에 있어서 꼭 중요한, 국민의 안정적 노후라는 사회적 가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 고충들을 말씀해주셨는데, 확실히 민간기업이 겪는 어려움과는 다른 결이 느껴졌어요. 공공기관에서 CSV사업을 추진할 때 특히 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선, 평가 주기가 너무 짧습니다. 1년 안에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실험적인 사업이라든지 장기적인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습니다. 여러 사업을 실험해보고 노하우가 쌓이며 발전할 수 있는 건데, 1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죠

 

또 민간기업의 경우, CEO의 결단이 중요하잖아요. 외부 비판이 있어도 CEO가 결단하면 장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반면, 공공기관은 정부 정책이나 경영 환경이 바뀌면 긴 호흡으로 사업을 끌고 가기 어렵습니다. 보통 공공기관장의 임기가 2년이고, 정권이 바뀌면 사업 환경 자체가 출발선 상에 놓이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CSV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일단 빨리 뛰어들어 선점하고, 나온 성과를 토대로 동력이 생기고 유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공공기관은 변화의 속도가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립니다. 조직을 새로 만드는 데에도 관련 부처랑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죠. 이렇듯 이해관계자 설득이나 행정 절차 등 여러 제약 사항을 극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선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말씀해주신 여러 고충을 듣다 보니 CSV사업 추진을 위해 굉장히 분투하신 과정이 그려지는데요. 4년간의 CSV 업무를 마무리하시고, 내년부터는 다른 업무를 하신다고 들었어요. 그간의 시간을 돌아보니 어떠세요

직면하는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저는 CSV사업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 당장은 과도기이기 때문에 모든 기관에서 동력을 얻어 추진하거나, 세련된 사업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무적으로도 성급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다양한 분들의 의견을 참고하고 반영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 같아요. CSV, CSR 등은 모두 이해관계자 의견 청취로부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협업 과정에서도 타 부서에서 부정적인 반응이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등 이해관계자를 먼저 생각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사업이 잘 되는 것 같아요. 탑다운(top-down) 식으로 하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에서 CSV사업을 추진하는 실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자유롭게 들려주세요.

 고생 많으시다는 말씀을 일단 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평가나 질책을 받을 때 출발선이 같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공공기관은 민간기업과 비교하면 출발선이 뒤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 고민하시다가 1년도 안 되어 업무를 바꾸시는 분들도 제가 많이 봤고요. 공공기관에서 CSV 혹은 CSR, 사회적 가치 분야를 담당하시는 분들은 불리한 위치에 있고, 고민해야 할 것도 많으세요. 고생 많으시고, 조금만 더 힘내라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고민함으로써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으실 수 있는 분들이 생기니까요. 조금만 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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